1년차 개발자 회고

ds_chan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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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 16:06


2021년 1년차 개발자 회고

2022년의 첫날 드디어 첫 회사에서의 회고를 작성한다.

2021년 여러 일이 있었고 아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 1일 1커밋 중단
  • AWS 게임데이 참여
  • 시니어 개발자의 퇴사(은퇴)
  • 수습해제
  • 고객향 워크로드 개발
  • 성장에 대한 고민

1일 1커밋 중단

약 2년간의 1일 1커밋을 중단했다. (사실 1일 1커밋이라고 하기앤 중간 중간 이빨이 빠진 부분이 있어서 애매하다.)

먼저 '1일 1커밋을 왜 했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여러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다.

첫번째, 취업 준비중인 아들이 걱정되는 부모님께는 아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보여드릴수 있는 증거가 되었다.

실제로 내가 우아한 테크코스에 지원을 할것이라고 부모님께 알려(통보)드리고 교육기간이 1년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씀드렸을 때 많이 걱정을 하셨는데 그때 내가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알려드릴수 있었다. 나중에 어머니가 따로 오셔서 ‘너가 뭐하고 있는지 불안했는데 아까 그거(1일 1커밋)를 보여줬을 때 너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안심이 됐다’ 고 하셨다.

두번째, 지원자를 뽑아야하는 회사에게 지원자의 성실함을 나타내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었다.

취준을 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에 자신을 뽑아야할 이유를 적어야 유리하다. 그것도 아주 매혹적인 이유를 적어야 한다. 그렇다고 정성적인 표현을 할 수는 없다. ‘저 진짜 성실하고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믿어주세요!’ 같은 말을 적는다고 통할리가 없다. 결국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나만의 무기가 필요했고 1일 1커밋을 선택했다.

덕분에 다른 회사에 인턴으로 지원하여 합격했을 때 나를 뽑은 이유중 하나가 1일 1커밋을 하면서 성실함이 어필되었다는 피드백을 들으면서 내가 선택한 방법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지금 다니는 회사에 지원을 할 때도 요긴하게 사용했고 좋게 작용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찌됐든 그 결과는 좋았다!

마지막으로 공부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나에게 성취감을 주고 지치지 않게하기 위해서 였다.

공부를 하면서 나를 지치지 않게 해줄 추상적이지 않은 명확한 지표가 필요했다. 한칸 한칸 초록색으로 변해가는 커밋 내역을 보면서 ‘오늘도 내가 조금 성장했구나’ 느끼면서 버틸수 있었다. 짧게 써서 마지막 이유가 제일 빈약해보이지만 가장 나에게 힘이 되주는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1일 1커밋은 중단하였는가? (변명을 시작해보겠다..)

회사일로 바빴다.. 이전에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인터넷 강의를 보거나 책을 읽는 것에 한정되어 있었고 그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그저 책을 따라하고 인터넷 강의를 따라하면 됐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받은 업무는 단순히 따라하는게 아니었다. 단순히 따라하지 않고 응용도 해야했고, 확장성도 고려하고 기획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다. 특히 결제 도메인에 들어와서 도메인 언어(결제, 회계)관련 용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기획을 못따라 갈때도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나면 너무 지쳤다.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롭게 배우게 된 내용을 정리하긴 했지만 그렇게 자주 정리하지 못했다. 게다가 코드로 정리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 반면 단순히 글로 풀어내서 정리할 수 있는 내용도 있었다.

1일 1커밋을 하는것이 이전에는 성취감을 주었지만 어느순간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일이 되었고 부담이 되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1일 1커밋이 나에게 성취감을 주고 성장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온 하나의 성장 방법이었지만 지금의 환경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만뒀다.

AWS 게임데이 참여

교육동기들과 나를 포함하여 6명이 게임데이에 참여했다.

주니어의 패기로 자신감있게 참여했고 처참하게 박살났다. 하지만 기분은 꽤 좋았는데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여러가지 개념을 실제로 사용하면서 구체화 할 수 있었다. 특히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인 좋은 경험이었다.

게임데이에 참여한 것에 대한 회고는 이전에 따로 작성했기 때문에 이번 회고에서 더 자세하게 적지는 않겠다.

시니어 개발자의 퇴사(은퇴)

팀에 테크리더를 담당하고 계시던 시니어 개발자분이 퇴사하셨다. 정확히는 은퇴인데 지금은 다시 개인사업으로 개발을 하고 계신다더라..

팀에서 중심을 잡아주시고 기술적으로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는 분이라 많이 의지하고 있는 분이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갑자기 퇴사를 해버리셨다. (사실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초읽기를 하고 계셨다고 하더라..)

약 반년정도 같이 일을 했는데 많은 부분을 물어보고 더 많이 배워둘걸 하는 아쉬움이 많았고 팀의 테크리더가 떠나간다는 것에 많은 불안감이 있었다.

지금 우리팀의 상황을 보며 판단해보면, 아쉬움은 많이 남지만 지금 계신 팀원분들에게도 충분히 많은것을 배울 수 있으니 지금 계신분들에게 빨대를 꽂고 열심히 배우고 있다. 후회하지 않도록! 그리고 테크리더의 공백이 생각보다 팀에 엄청난 위기로 다가오지 않았고 팀은 그 나름대로 잘 굴러갔다는 것이다. 누군가 떠나면 그 자리는 다른이들이 메꿀수 있는 팀이라 다행이다.

수습해제

21년 7월에 20년 12월부터 시작한 장장 6개월의 수습기간이 끝이나고 수습해제 됐다.

신입 개발자의 수습기간은 팀에서 일하는데 문제가 없는지를 보는것이라 한다. 다시말해 기술적인 역량만이 아닌 팀 문화에 동화되어 같이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는것 같다. 그리고 다행히, 아주 감사하게도 팀에서 나를 받아줬다.

수습기간은 팀이 나를 평가하는 기간이면서 내가 나를 평가하는 기간이기도 했다. 그 동안 공부만 해왔는데 과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했다. 다시말해 내가 1인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을 얻어내고자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습해제 당시에는 나는 만족하지 못했다. 너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나에게 6개월의 유예기간을 더 주었다.

그래서 다시 6개월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1인분 같은 0.8인분 정도는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첫 6개월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지 못했다. 부여받은 일을 다 마치면 멀뚱멀뚱 불안에 떨며 다른일 없는지 물어보는 입장이었다. 지금은 어느정도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몇 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고 메인으로 개발한 경험도 있다. 0.8인분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일을 처리함에 매끄러움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못하지만 대표적으로 확장성 있는 도메인 설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고객향 워크로드 개발

사실 모든 개발이 금전과 관련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팀이 결제 도메인을 담당하고 있는만큼 가장 금전적인 부분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다.

그만큼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기도 하고 실수를 하면 큰 손실이 날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도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객향으로 워크로드를 개발해야 하는 경우 기존 팀원분들이 도맡아서 처리해주시고 나는 부수적이고 고객의 거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개발하지 않았다.

물론 나도 고객향 워크로드를 개발하고 싶었지만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겁도 너무 많이나서 선뜻 나서지 못했다.

AML이라고해서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워크로드를 개발한 것인데, 고객이 거래가 가능한지 판단하고 거래를 앞에서 거절하거나 통과시키는 기능을 개발했다. 처음으로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이 가는 기능 개발을 하면서 많이 재미있었고 도메인 주도부터 운영배포까지 메인으로 진행하면서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장애를 대비해서 서킷브레이커를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실제로 운영배포 이후 주말에 30분 가량 타 시스템의 장애로 문제가 발생했는데 서킷 브레이커가 잘 작동해서 문제없이 장애를 대처할 수 있었다.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할 때 공식문서도 많이 읽고 내부 구현도 살펴보면 공부를 하고 도입했는데 장애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상상을 하면서 옵션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적용했는데 그 빛이 발하는 순간이라 굉장히 기뻤다.

성장에 대한 고민

올해 가장 큰 고민의 키워드는 1인분이었다.

1월부터 성장에 대한 고민을 했던 흔적이 블로그에 남아있다.

샌드버드의 대표님 영상을 보고 정리하고 느낀점을 작성한 글이다.

영상에서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온다.

나 스스로를 6~12개월마다 해고 할 수 있는가?

성장에 대한 고민을 할 때마다 했던 생각은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쓸 모 있는가?’ 였다. 약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그때보다 더 성장했고 그때의 나를 해고할 수 있는지 물어본다면 ‘해고할 수 있다.‘ 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실 12개월동안 발전을 안한게 비정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주기를 줄여서 6개월 전, 3개월 전, 1개월 전, 1주일 전, 하루 전의 나를 해고 할 수 있느냐 라고 묻는다면 모든 기간에 대해 YES라고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같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었고 내가 나에게 기대한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한것 같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데 나는 매우 게으르게 생활했기 때문이다. 새로 알게된 지식을 즉각적으로 정리하지 않았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인지했으니 그 부분을 이번 해에 고치면 작년보다 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2022년 목표

2022년의 내 목표는 다음과 같다.

  • 현재 내가 속한 회사 역량레벨의 항목을 전부 만족하기
  • 한달에 한편 이상의 기술 블로그 글 작성하기
  • 한달에 한권 이상의 기술 서적을 읽기
  • 한달 회고 작성하기

사소한 것까지 합치면 몇개 더 추가될 수 있지만

한달 회고를 작성할 때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추려보았다.

주기적인 피드백이 나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한달 간격으로 나를 되돌아 보기로 했다.